옥스퍼드대학에서 진화 인류학을 연구하는 로빈 던바 교수가 이른바 던바의 숫자인 150명을 발표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상 평균 150명 이상의 친구는 관리하는데 뇌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평균 친구숫자가 130명이라고 하니, 대략 맞는 것 같다. 5억명의 액티브 유저를 기반으로 실제 검증해본 것이니 믿을만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자. 아웃룩에 있는 이메일 숫자는 얼마나 등록되어 있나? 휴대폰속에 있는 전화번호는 몇 개인가? 서랍속에 쌓아둔 명함은 모두 몇 장인가? 결혼식장에 하객으로 참가하는 숫자는 평균 몇 명일까?

그러나, 던바 교수가 연구한 것은 인간의 뇌가 발가벗고 혼자 일할 때 뿐이다. 그는 인간이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과 컴퓨터까지는 미처 조사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페이스북의 친구는 5천명까지 받을 수 있다.

트위터는 자기를 따르는 사람이 1천800명을 넘지 못하면 2천명까지 팔로잉 하는 것으로 제한을 받기는 하지만, 어쨌든 숫자는 150명을 넘긴다. 컴퓨터와 모바일의 도움을 얻으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말한 것처럼 ‘외뇌(外腦)’를 얻은 것과 같다. 이론상으로는 내가 개인적 접촉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무제한으로 숫자가 늘 수도 있다.

예전의 정치인과 기업인들은 아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관리를 대부분 비서들의 도움을 받아 관리해왔다. 그때만 해도 전화를 걸어주는 직원들이 있었으니까.(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우리 세계에서 그런 사람들은 무시하자) 지금의 성공한 비즈니스맨들과 정치인들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등록되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전화와 이메일과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모두 접촉한다.

이쯤되면 이미 자연상태 인간을 넘어 초인적인 네트워킹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게 접촉한 모든 내용은 기록이 되고 흔적이 되어, 다음번 접촉때에는 요긴하게 쓰인다.

"어이구. 지난번에 페이스북에서 친구요청했던 분이시죠?"라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국회의원은 대부분 지역구에서 2만명 이상의 표를 얻어 당선된다. 예전에는 지역구민을 상대로 무작정 악수를 하러 다니고, 포스터를 붙이고, 의정보고서 형식의 우편물을 보냈다. 그런데, 만일 국회의원이 유권자들을 무작정 대중이 아닌 '스마트'한 개인 대 개인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말이다.

2만명 정도는 국회의원 4년동안 충분히 개인적으로 한번씩 어떻게든 만나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면 그 국회의원은 유권자를 만날 때마다 즉시 휴대폰에서 알려주는 내용을 보고, 이렇게 인사를 하겠지.

"어이구. 지난번 지하철역 앞에서 악수하신 분이시네요. 메신저 대화명이 '아무개'셨죠?"

그가 지하철역 앞에서 악수를 했다는 기록은 자신의 유권자관리기록 서버에 있을 것이다. 메신저 대화명에 대한 정보도 입력되어 있을 것이다. 물론 정치인이 지역구 유권자들의 개인신상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한다는 문제제기를 받을 지도 모르지만, 이미 공개되고 접촉된 정보를 기준으로 정보를 관리한다면, 기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3만명의 지역사회 인구를 개인별로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실시간 네트워크의 대상으로 삼는 것쯤이야,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하면 사실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보편적 접근성이 있는지 더 이상 따지지 말자. 우리나라는 통계청의 인구조사에 자발적 참여율이 40%가 넘는 나라다.

물론 개인적으로 관리가 되는 사람이라고, 무조건 표를 주지는 않겠지만, 개인적인 정보를 갖고 1:1 선거운동을 한다면 그것은 지금까지의 대중선거운동과 완전히 다른 개념의 선거전략이 될 것이다. 이런 발칙한 상상을 좀 더 확장해보면, 빅브라더가 전국민의 성향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관리하는 것도 물론 불가능하지 않다.

대충 지역별로, 나이별로 표본을 만들고 전화로 물어보는 식의 기존의 설문조사보다 더 정확하고 분명한 통계가 가능해질 지도 모른다. 그 결과 “머리가 벗어지고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40대는 보수적”이라는 통계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데이터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정치를 향해 뻗어가는 것 같다.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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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임문영 미디어전략 컨설턴트 seerlim@gmail.com

영어단어 credit과 trust는 비슷한 단어지만, credit은 일정한 거래의 시기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약간 의미가 다르다. 신용은 일정한 거래가 이뤄진 후에야 생긴다는 뜻이다.

사실 모르는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신입직원을 뽑을 때 응시자가 페이스북을 이용한 내역을 살펴본다고 한다. 판단의 근거는 어떤 친구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도록 오래 거래했는가 하는 것이다.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오랫동안 꾸준히 어떤 교류를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일단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무슨 숫자 경쟁하기 게임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서로 마구잡이로 친구를 맺고, 맞팔을 하며 세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정치인의 속성상 많은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조급하고 일방적이다. 대화가 중심이 되어야 할 트위터에서 혼자서 고상한 아포리즘을 늘어놓거나, 자신의 행적을 중계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트윗에 대해서 일방적인 지지와 찬사만 보내는 대중들도 물론 많지만...

무슨 대화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이슈에 대해서 서로 찬반의 생각을 주고 받는 경우도 별로 많지 않다. 일방적인 비난이나 일방적인 치적 홍보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향은 일반인들 중에도 있다. 어떤 이들은 아무나 무턱대고 친구를 맺자고 덤벼든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다 할 자기 소개나 인사 메시지도 없이 덜렁, 친구요청을 하는 것을 보면, 오히려 그들의 대범함에 비해 내가 소심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들은 이렇게 친구를 맺어두고 그냥 그대로 있다. 서로 몇마디 인사한 것이 전부다. '듣보친'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을까? 듣도 보도 못한 친구가, 어디 친구인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5년. 신문과 방송이라는 매체가 신뢰할만한 매체로 자리를 잡는데 걸린 시간에 비하면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하다. credit이라는 개념이 생기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신문과 방송은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해 그동안 엄청난 적자생존의 진화를 거듭해왔고, 그 사이에 몰락한 신문과 거짓기사들이 제거되는 과정을 겪어왔다. 이런 이유때문에 아직도 뉴스는 언론매체에서 만들어지고, 인터넷에서는 소비될 뿐이다. 인터넷에서 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뉴스로서 격을 갖추는 것은 언론매체가 다루어 주었을 때 뿐인 것이다.

정치인들의 디지털 신용 역시 그 족적을 따라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인터넷에는 많은 흔적이 남고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어딘가에 꾸준히 쌓인다. 어떤 정치인이 어떤 발언을 했고, 어떤 행동과 선택을 했는지 꾸준히 모아보면, 그의 가치관과 미래비전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숫자에 현혹되거나, 일방적인 지지와 비난의 댓글로만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때만 반짝 운영되는 정치인들의 블로그와 인터넷 계정들은 계속 보관되었으면 좋겠다. 또는 누군가 그것을 잘 갈무리해두면 좋겠다. 정직하고 성실한 정치인에게는 이력이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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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임문영 미디어전략 컨설턴트 seerlim@gmail.com
트위터를 하는 정치인들이란 뜻의 신조어 폴리터(Politter). 트위터가 대중에게 직접 호소하는 도구이다 보니, 정치인들도 의외로 이 맛에 빠져드는 것 같다. 자신의 일상을 생중계하다시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Politter가 되어가고 있는데, IT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사용행태를 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감상법이다. 때로는 지지자의 심리와 언론의 태도에 따라서 실제와는 다르게 전해지는 사례도 있어 보인다. 9월 27일을 기준으로 유명 정치인들의 트위터를 살펴 보았다.

Politter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트윗을 하는 사람은 박근혜 의원이다. 박의원이 지금까지 트윗에 남긴 것은 고작 55건. 그런데도 트위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트윗 1뉴스가 될 정도로 화제를 몰고 왔다. 덕분에 팔로워 수는 4만5천여명. 55개의 트윗으로 4만이 넘는 회원을 모았으니, 효율은 최고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가 소통을 강화하는 이유", "온라인 광폭행보" 등의 기사제목은 좀 과장된 것이 사실. 겨우 트윗 55개로 이런 찬사에 가까운 언론 조명을 받는 것은 언론의 호들갑이거나, 높은 대중적 인기도 탓일 거다. 신비주의 트위터라고 해야 할까? 특이한 것은 트위터의 자기 소개. "박근혜의원입니다"라고 소개를 해놨다. 자기가 쓴 게 아니라, 아마 보좌관이 붙여놓은 듯.

이와 정반대로 가장 많은 트윗을 날리고 있는 사람은 민주당의 정동영 의원. 그는 열혈 매니아라고 할 정도로 6,961개의 트윗을 날리고 있다. 그러나 팔로워수는 2만을 좀 넘었다. 효율로 치자면 가장 비효율적이다. 7천개 가까운 트윗으로 겨우 2만명을 모았으니, 박근혜의원과 비교해 보면 초라할 정도다.

그러나, 그 성실성 하나는 눈으로 직접 보여준 셈이다. 대단한 정성이거나 아니면 무작정 날리고 보는 탓일 거다. 정동영의원의 트윗을 분석해 보면 재미있게도 주로 야간에 보낸 트윗이 상당히 많다. 야간 수다형이라고 해야 하나? 12시를 넘긴 시간에도 트윗 통계가 많이 잡힌다.

팔로워들을 배경화면으로 화려하게 깔아놓은 트윗 홈페이지도 눈길을 끈다. 더구나, 정동영의원은 페이스북도 열심이다. 정성에 비해, 반응은 상대적으로 썰렁하다.

온라인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유시민 전의원은 어떨까? 유시민 전의원은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는 선택 집중형이다. 259개의 트윗으로 10만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박근혜 의원보다 트윗수는 많지만, 박의원은 7월에 시작했고, 유 전의원은 1월에 시작했으니, 별로 안하는 셈이다. 트윗 초기에 트위터 사용법을 수영에 비유해서 '뜨고 싶은데 뜨지 않는다'고 했더니, 수많은 팔로워들이 사용법을 가르쳐주거나, 격려를 해주면서 '띄워'줬다.

2010년 1월 15일 트위터를 시작한 그는 단연 얼리 어답터라고 할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유시민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5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때보다 천호선 후보의 보궐선거를 지원했던 7월에 트윗수가 훨씬 많다는 것. 본인 선거때 보다, 다른 사람 돕는데 트윗을 더 쓴 셈.

요즘 지지율이 급상승해서 9%를 넘었다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오로지형이다. 그가 쓴 트윗터 프로그램은 오로지 '파랑새'뿐이다. 다른 Politter들이 웹이나 twtkr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번갈아 사용하는데 반해, 김지사는 오로지 '파랑새'만 쓴다.

'파랑새'에 애정이 있는 것인지, 다른 것은 쓸 줄 몰라서인지 알 수 없다. 현장 행정을 중시하는 그는 트윗에서도 끊임없이, 어디를 방문했는지, 어느 행사가 있었는지를 ‘중계’하다시피 한다. 그래서 웹에서 접속한 트윗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거기다가 현직 지사라서 그런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트위터를 시작한 2월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꾸준히 쓴다. 트윗량이 거의 일정하다. '뚜벅이'형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 1,499건의 트윗을 날려서 1만2천여명의 팔로워를 두었다.

지난번 아놀드 슈와르제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방문했을 때는 네티즌들이 두 사람의 덩치를 비교하는 댓글로 한참 논쟁을 하기도 했다. 아놀드 슈와르제네거 주지사 덩치에 의외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밀리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미국방문중에도 트윗을 날리고 있다.

가장 많은 트윗과 함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다. 7,754건의 트윗으로 8만1천명을 모았다. 맞팔도 열심히 하고, 댓글도 열심히 단다. 맨션맵도 탄탄해서 6개의 주요라인이 모두 2차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정보확산이 좋은 구조다.

반대로 트윗을 만들어 놓고도 거의 안쓰는 경우도 있다. 정몽준 의원은 29건에 불과하고 손학규의원은 22건에 불과하다. 오세훈 시장은 자치단체장으로서 책임과 시간 때문에 트위터를 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같은 자치단체장으로서 트위터를 쓰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와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정치인의 숙명 때문에 결국 정치인의 트위터도 끊임없이 비교를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들의 트위터를 살펴보고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소통의 노력도 없는 정치인 보다는 그래도 한 줄 한 줄 독수리 정성을 들이는 정치인이 더 좋다. 팔로워 수 적어도 꾸준히 댓글 달고 성실한 정치인이 당연히 더 좋다.

비서가 다 알아서 해주던 옛날 정치인들 권세는 지나갔다. 트위터와 IT기술이 정치인들을 더 열심히 일 시키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노력하는 정치인들의 땀냄새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 트위터가 아니었으면, 언제 유권자가 이런 호사를 누려 보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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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임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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